The Korean Rolling Stock Professional Engineers Association

사단법인 한국철도차량엔지니어링 철도차량기술 제165호 (기고) - 대심도광역급행철도(GTX)의 의미와 향후 과제(철도차량 유지관리를 중심으로)

등록일2025-06-16

조회수34

 

대심도광역급행철도(GTX)의 의미와 향후 과제

(철도차량 유지관리를 중심으로)

 

(사)한국철도차량기술사회 회장 박동섭

 

 

 

 

지난 2024년은 대한민국 철도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해이다. 고속철도 도입 20주년과 서울 지하철 개통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대심도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개통으로 수도권 교통 혁신의 새 장을 연 해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에 첫 삽을 뜬 GTX-A 노선은 2024년 3월 30일 수서∼동탄 구간(34.9km)을 개통하였고, 12월 28일 운정중앙역∼서울역 구간(32.4km)까지 운행을 확대하며 수도권 교통망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수도권 인구 과밀화와 이에 따른 교통 체증, 주거지와 일자리 간의 거리 증가로 인해 대중교통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어 왔다. 대심도광역급행철도(GTX)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 내 주요 거점을 고속으로 연결하여 통근시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최대속도 180km/h의 차량을 도입하고 역의 개수를 최소화하여 표정속도가 100km/h에 이른다. 이것은 열차 최대속도는 기존 광역철도에 비해 2배 정도 빠르지만 표정속도는 일반 도시철도에 비해 3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일반 도시철도를 이용해왔던 GTX 승객들은 마치 일반열차를 타다가 KTX를 타는 것 같은 체감속도를 느낄 것이다.

 

2004년 고속철도의 개통이 지역 간 물리적 거리를 단축하고 지역 경제 성장을 촉진했던 것처럼, GTX는 수도권 단·중거리 통행에서 속도혁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TX는 기술적 혁신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현대 철도 시스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데 이는 단순히 수도권 교통의 개선을 넘어 철도 산업 전반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도시 구축의 중요한 초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철도차량 유지보수는 인력 의존도가 높은 노동 집약적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또한 철도차량의 유지관리 역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고장의 사전예방 및 lot 센서, 빅데이터 분석, AI 등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등 제4차 산업혁명 도래에 따른 유지보수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필자는 지면을 빌어 GTX 철도차량 유지관리 분야의 향후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가. 확장가능한 ERP 시스템의 사전 구축과 안정화

국내 대부분의 철도운영기관은 차량관리를 위해 한국철도공사의 KOVIS와 같은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을 활용하고 있다. 이 ERP 시스템은 재무·인사·공급망 관리 등의 주요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철도차량 · 시설 · 전기 분야 등의 유지보수 데이터까지 통합하여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운영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는 ERP 시스템은 차량 · 시설 · 전기 등 각 분야의 방대한 유지보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리소스 부족과 대규모 시스템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한계 등으로 그 기능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량 분야에서 ERP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철도차량 부품을 분해 가능한 수준까지 계층구조화해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의 유지관리가 시작되기 전에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ERP 시스템의 도입과 안정화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RAM이나 RCM 등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서는 개통 전 조속한 ERP 시스템의 사전 구축과 안정화가 필요하며, 유지보수 효율화를 위한 확장성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나. 차량 유지보수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

영국 Network Rail은 Iot 기반의 철도시설물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통해 철도인프라 중 약 12,000개 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드론을 활용한 전차선 검사 및 자동화된 유지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철도분야에서는 철도의 디지털 전환(DX)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철도차량 분야도 자동검사장치 확대 운영, 상태기반 유지보수 적용 부품 확대, 철도차량 전생애주기 통합운영시스템 도입 등 유지보수 데이터를 디지털화(化)해야 한다. 특히, 유지보수 데이터를 디지털화(化)한 이후에는 이 데이터들이 자동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의 개발 및 적용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다. CBM 등을 통한 예측 정비기반 기술 확대

앞에서 밝힌 것처럼 GTX-A 차량은 상태기반 유지보수(CBM)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그러나 CBM 대상품목이 제한적이고, 데이터를 취합하는 기술과 분석방법이 아직은 초기단계인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면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 관리, 분석하는 시스템의 성능이 입증되지 않았고, CBM 시스템 운영 및 데이터 분석을 수행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기존 철도 인프라와 CBM 시스템 간의 호환성 문제, 다른 차종 또는 다른 CBM 시스템 간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도 검토가 필요하다.

결국 CBM은 기술 발전에 의존적이며, 지속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정비 효율화를 통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다양한 시스템 투자와 구축, 전략적인 디지털 전환(DX) 전략, 그리고 상태기반 정비를 위한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

 

 

 

GTX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더 여유로운 아침과 저녁이 있는 삶을 선사하며, 지역 간 물적·인적 교류를 확대하여 지역 경제 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GTX 차량의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GTX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한다면, 이는 미래 교통 체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지속 가능한 도시와 교통의 미래를 이끄는 혁신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기고]대심도광역급행철도(GTX)의_의미와_향후_과제.hwpx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