鐵車 유지보수 패러다임 "디지털전환 대세...CBM넘어 PHM 진화 "
"기술ㆍ사람 빠르게 바뀐다...변곡점 맞아 기민하게 대처할 필요"
"철도차량기술사 자격증 보유, 경험갖춘 전문가...현안 대응력 충분"
기술연구ㆍ교류+정책 아이디어 발굴, 차량ㆍ기지분야 자문 등
교육ㆍ훈련 지원, 신규 전문가 양성..."철도운송시스템 지속가능 발전 "
박동섭 한국철도차량기술사회 회장. / 철도경제
[철도경제신문=장병극 기자] 박동섭 한국철도차량기술사회 회장은 "철도차량 유지보수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철도차량 정비방식이 시간기반 유지보수(TBM, Time Based Maintenance)에서 상태기반 유지보수 유지보수(CBM, Condition Based Maintenance)로 바뀌고 있다. 지금은 차량을 발주할 때, CBM을 적용할 수 있게끔 제작 사양에 포함시킨다.
이전부터 이러한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실제 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박 회장은 "KTX 개통을 전후로 유럽 등 선진 철도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차량 정비방식도 'CBM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며 "다만,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측면에 머물렀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디지털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거대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빅데이터, IoT, 센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인 결과물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디지털 중심 환경에 발맞춰, 철도차량 유지보수 분야도 본격적으로 4차 산업기술을 적용해, 현장에서 CBM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한 예지정비(PHM, Prognostic & Health management)로 진화하는 추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인력의 비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업무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기술과 사람 모두 급변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철도차량분야 전문가 집단인 차량기술사회가 기민하게 대응방안을 제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철도경제신문>은 박동섭 회장을 만나, 철도차량기술사회의 역할과 국내 철도차량분야 현안, 미래 철도차량산업 전망 등을 들어봤다.
"네번째 차량기술세미나 개최...'KTX 20년 점검+발전방향' 제시"
박동섭 한국철도차량기술사회 회장이 지난달 3일 열린 '제4회 한국철도차량 기술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철도경제
철도차량기술사회는 지난 2003년 4월 발족한 이후, 2018년 7월 사단법인을 설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철도차량 기술 연구개발, 우수정책 아이디어를 발굴, 철도차량 기술 발전ㆍ보급, 철도차량기술사 간 정보교류를 통한 철도 운영 및 산업발전ㆍ국민안전 기여 등을 목적으로 한다.
회원은 130여 명으로, 대부분 철도차량기술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국가 연구사업 참여, 철도차량정밀안전진단 결과 평가, 철도사고 분석 및 원인조사 참여 등 전문가로서 각 분야에서 철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기술사회에선 공익사업 중 하나로 지난 2017년부터 '철도차량기술세미나'를 개최해, 정부나 유관기관, 기업 간 기술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박 회장은 "4번째로 열리는 올해 세미나에선 KTX 개통 20주년을 맞이해 국내 철도차량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향후 차량분야 발전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DX 등 급변하는 주변 환경에 대응해 디지털 유지보수나 안전관리시스템 전환 등 기술을 교류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각 운영기관별로 차량기지 선진ㆍ첨단화 방안에 관심이 많다"며 "이번 세미나에서 실무자들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의견'들이 심도있게 논의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을 초청해 토론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철도차량분야에선 산ㆍ학ㆍ연이 함께 하는 기술세미나를 개최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유관기관 간 원만하게 기술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사會, 지식ㆍ경험 가진 전문가 집단...기술교류 매개자 역할"
박동섭 한국철도차량기술사회 회장. / 철도경제
기술사회는 철도차량기술의 조사ㆍ연구ㆍ지도ㆍ교육과 신기술 정보 수집ㆍ교환, 우수 정책 개발 및 활용한 가능한 아이디어 발굴 등 공익성을 가진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또 철도차량 및 차량기지 분야 기술용역과 자문, 철도차량 기술관련 출판물 발간, 정부ㆍ공공기관 및 기업 등의 위ㆍ수탁사업 등 수익사업을 하면서, 기술사의 권리와 복리증진을 위한 복지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기술사회는 장기적으로 철도 운영기관에서 안정적으로 철도차량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도차량 전문 교육훈련기관' 지정을 받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기자가 기술사회의 사회적 역할과 향후 계획을 묻자 박 회장은 "철도차량 설계, 유지보수, 운영, 안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 집단으로, 기술교류 촉진을 위한 '매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사회에선 전문가들의 역량을 높이고 신규 전문가를 육성해, 철도 시스템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전문가들의 경력 발전을 지원한다"며 "회원 개인의 발전이 곧 철도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일선 철도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이나 난제(難題)를 맡아서 풀어나가는 '해결사'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철도 시스템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 혁신과 연구 수행, 철도산업 내 다양한 기관ㆍ기업 등 타 조직과 협력체계를 공고히 해, 산업 생태계 발전 등 철도운송시스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술발전-규제 간 균형유지 중요해...가장 큰 도전 될 것"
박동섭 한국철도차량기술사회 회장. / 철도경제
박 회장은 철도청부터 코레일까지 약 37년을 근무했다. 현장 감각과 실무, 이론을 겸비한 철도차량 전문가다.
기자가 철도차량 산업의 현재 동향이 어떤지 묻자 박 회장은 "기술혁신과 자율주행 기술, 디지털화와 인공지능의 적용, 친환경 기술 도입, 국제협력과 시장개척 등 크게 4가지 이슈로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철도차량산업에서도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특히 CBTC 기반의 완전무인 자동운전(UTO) 도입이 확대되면서, 철도차량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또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 철도에도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철도 운송과 정비의 예측ㆍ관리가 개선되면서, 승객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차량 유지보수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박 회장은 "과거에는 일정기간을 기준으로, 반복적인 검사를 시행하는 TBM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상태'를 기반으로 철도차량을 관리하는 CBM 방식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AI 등 첨단기술을 반영한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 PHM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이라며 "DX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유지보수와 차량 가용성을 높이고,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면서, ICT 등 기술 적용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위해 친환경 기술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며 "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철도 운송 시스템이 개발ㆍ적용돼 환경 부담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철도차량 산업은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추세"라며 "다양한 국가와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산업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 철도차량 산업에서 "기술 발전과 규제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안전성과 규제 측면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 차량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성도 중요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철도차량 산업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노력을 '실제로' 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과 재료의 개발, 운영 및 유지보수 프로세스를 다시 살피는 등 종합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신설 철도노선이 빠르게 늘어 나고 있는데, 산업계 내부에선 이미 '고령화'된 철도 인프라의 현대화와 철도차량 안전성 강화도 주요 관심사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산업계와 정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도전에 슬기롭게 대응해 나간다면, 철도차량 산업은 미래에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철도경제신문(https://www.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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